꾸르실료운동의 역사
스페인은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십자가의 성 요한 등 거룩한 성인 성녀들이 태어난 가톨릭국가였음에도 불구하고, 19세기 초부터 말까지 있었던 3번의 내전으로 혼란과 무질서에 쌓여 있었다.
수많은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목숨을 잃을 정도였다.
1930년대에 접어들면서, 스페인이 직면한 문제를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풀어내려는 젊은이들의 그룹이 나타났다. 그들은 무질서 안에서 발생한 죄로 인해 비그리스도적인 환경이 생겨났으며, 그것이 사회적 모순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비그리스도화된 세상을 다시 그리스도화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사람들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들의 잘못을 바로 잡고 새롭게 쇄신해 나가자는 각오와 결의를 다지기 위해 스페인의 주보성인인 야고보 성인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대대적인 순례를 시행하기로 했으나 또다시 발생한 내전으로 중단되었다.
1939년 내전이 끝난 후, 스페인 가톨릭 청년연합회는 “10만 명의 젊은이들을 산티아고로!”라는 구호 아래 대규모 성지순례를 준비하며,순례자들을 이끌고 갈 지도자들을 위한 교육을 실시했는데, 이 교육이 꾸르실료의 시작이었다.
그들은 모든 교구에서 ‘상급 지도자 순례를 위한 꾸르실료’를 실시했고, 각 교구의 모든 성당에서 ‘순례 지도자를 위한 꾸르실료’가 실시되었다. 마요르카 교구는 ‘상급 지도자 순례를 위한 꾸르실료’를 실시한 첫 번째 교구였다.
[성 야고보 성인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1948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의 성지순례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에르바스 주교와 에드와르도 보닌 등은 성지순례를 위한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이었던 꾸르실료를 교회운동으로 발전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지금까지 실시했던 모든 꾸르실료를 평가하고, 중요한 요소들을 정리하여 마침내 1949년 1월 7일, 마요르카의 성 오노라또 수도원에서 세계 제1차 꾸르실료를 실시했다.
꾸르실료운동은 1950년대 초반에 남미로, 1957년에 미국으로, 1960년대 초반에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는 미국을 통해 꾸르실료운동을 받아들였다. 초창기의 모습과는 달리, 교계제도 내의 성직자 주도적 성격이 강했던 꾸르실료운동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년~1965년)를 통해 본래의 모습인 평신도운동으로서의 성격을 회복하게 되었고, 현재는 평신도와 성직자가 협력하는 신심운동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꾸르실료운동은 처음에는 남성 청년만을 대상으로 했다가, 차츰 장년 남성과 여성들에게도 실시하였다. 최초의 여성 꾸르실료는 1953년 콜롬비아에서 개최되었다.
[세계 최초의 꾸르실료가 실시된 스페인 마요르카의 성 오노라또 수도원]
전 세계로 퍼져나간 꾸르실료운동은 1970년에 ‘크리스천 생활의 꾸르실료 라틴아메리카 그룹(구:OLCC, 현: GLCC)’이 설립된 이후 국제그룹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1980년에 꾸르실료운동의 세계기구(OMCC: Organismo Mundial de Cursillos de Cristiandad)가 설립되었다. 1989년에는 우리나라가 속해있는 아시아·태평양 그룹(APG)이 설립되었다.
1963년, 교황 성 바오로 6세는 꾸르실료운동을 교회 내 신심운동으로 인정하면서 꾸르실료운동의 주보성인으로 성 바오로 사도를 정해주셨다. 또한 1966년에는 로마에서 개최된 제1차 꾸르실료 세계대회에 참석하여 “그리스도와 교회와 교황은 여러분을 믿습니다.” 라는 말씀을 남겨주셨다.
꾸르실료운동은 교황님에 의해 사목적으로 수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나라에서 실시하는 평신도운동으로 인정받았지만, 교황청으로부터 명백히 인준을 받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흘렀다. 2004년, 교황청 평신도평의회는 OMCC를 “그리스도교 꾸르실료 체험을 조정하고 촉진하며 전파하는 사적 법인 조직”으로 인준하는 교령을 발표하였다. 이로써 꾸르실료운동은 사목적으로 뿐만 아니라 교회법적으로도 인정받는 평신도운동이 되었다. 2014년 12월, 교황청 평신도평의회는 OMCC의 정관을 인준했음을 확인하였다.
현재 전 세계 60여개 국가에서 꾸르실료운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포르투갈이 OMCC 회장국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4년 7월부터 1998년 5월까지 OMCC 회장국이었다.
[성 바오로 6세 교황]